철거 알바는 좋은 경험이다. 몇번 했었다. 그렇지만 위험하니까 조심해야 한다. 아는 삼촌이 있어서 그분에게 일을 받아서 했다. 또 다른 삼촌과 일을 했는데 어딜 가나 관리자가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셋이서 오더를 내린다. 나무들만 추려서 트럭에 실으라는 사람과 포크레인으로 다 담아버려야 하니까 포크레인 안 닿는 곳에 직접 쓸어 내리라고 한다던가 저기 쓰레기들 다 담아서 옴기라던가 물을 뿌리라던가 몇가지의 말을 한번에 다 말한다. 자기 말을 들으라는 사람이 많다.


나름 재밌는 일이 있었다.


그렇게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던 관리자 아줌마가 물을 BMW 차에 실수로 뿌렸더니 그 BMW 아저씨가 야이 X발 미X년아 뭐하는거야 라고 했다. 아줌마도 한 성질 하는 분이었는데 바로 꼬랑지를 내렸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갑에게 약하고 을에게 강한 구조를 보인다고 보면 된다. 

사회를 넘어 생물들에게 적용되는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교육받은 존재이고 본능도 거스를 수 있으니 다른 동물들과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데도 눈 앞에 모래가 흩날리는 느낌을 받는다.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도 마스크를 쓴 느낌이 난다. 그래서 얼굴을 톡톡 쳐준다.


다른 알바들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더럽고 정말 위험하고 정말 힘들다. 오래 할만한게 아니다. 몸에 골병난다. 가끔가다 하는건 괜찮아도 할 만한 일은 아니다.


또 그 미니크레인 기사가 있었는데 철거는 위에서부터 부수고 내려와야 하는데 오더가 너무 불분명해서 오후에도 부수는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끝나갈 쯤에 그것들을 떨구느라 기사가 짜증을 냈다.


여기서 느낀점은 관심도다.

철거 잡부로 가서 철, 나무, 돌맹이 등 무거운건 잡부가 나른다. 난간 청소같은 것도 잡부가 한다.

그것말고도 별에별 기술자가 말하는 것들도 도와준다.

분명 잡부가 해야하는 일이 맞다. 기술이 없으니까. 

그런데 육체적으로 힘든 잡부와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는 크레인 기사가 불평을 하는 스케일은 다르다.

잡부는 힘들면 말로 땡깡을 치는 정도고 불평불만하면 그냥 나오지 말라 한다.

반면 크레인 기사는 그 짜증섞인 마음으로 배려심을 조금 버린채 일을 하면 그게 기계에도 그대로 반영이 되어서 바로바로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


천장에서 큰 돌이 우두두둥 엄청 심하게 쏟아진다거나 무거운 돌 들을 팍팍 치면서 휘나르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다. 저 사람 화났나? 하고. 사람들 웅성웅성 대는게 내게는 색다로웠다. 


아 이런게 전달력이 다른건가.. 힘의 차이인가 어그로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힘 앞에 굴복하나 ㅋㅋ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사람이 본능을 거스르려고 해도 그게 힘들기는 하다.


점심 식사 하고 나서 크레인 기사가 난간 철근에 붙어있는 땅을 부수면 그걸 사람이 잡아서 올려야 하는데 그거 위험해서 누가 하겠냐고 말을 했다. 서로 안하려고 한다고 한다 위험해서. 근데 그걸 내가 했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시키니까 하는거다. 배움에 뜻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배우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 그래서 정말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일은 보수도 적다 우리나라는. 그래서 배움에 뜻을 두고 모든지 배우려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현장은 아무리 크게 해도 얘기가 잘 안들린다. 그러므로 크게 말하고 크게 대답해야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일부러 화내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일하는 환경이 되게 먼지도 많고 위험하니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일할 땐 다 당연한 기본이지만.


철거 도중에 어디서 똥 냄새가 난다고 원인을 찾던 도중 배관 보조로 일했던 때에 기억이 떠올랐다. 그 똥 배관이 있었다.

사람 똥이 썩어서 곰팡이가 피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배관에. 그게 냄새가 나는 것이다. 물을 만나면서 더 조화롭게.

정말 이 세상엔 하찮은 직업이 없다. 모두가 사회에 필요한 직업이다. 모든 일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정화조 구멍도 있었는데 트랙이었다. 3개 정도 있던 것 같았는데 거기 빠지면 똥독 올라서 분명 죽는다. 그래서 나무로 잘 막아놓고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흐으으... 이만 자야겠다.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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